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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 밀라노로, 밀라노에서 다시 베네치아로
드디어 베네치아로 떠나는 날! 유럽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도시가 바로 베네치아였기 때문에 정말 들떴다. 고등학교 시절 김병률 시인이나 오기사 책을 보면서 꿈꿔왔던..."난 언젠가 베네치아를 꼭 갈꺼야!!"하며 기다렸던...ㅎㅎ 그 베네치아에 내가 가게된 것이다. 특히나 푹 빠져있던 원피스의 물의도시 "워터세븐"의 모델이 되기도 한 곳이기에 더더욱 그랬다.(기대했던 숨은 이유...?!?ㅎㅎ) 우리는 로마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열차를 탔다.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 안에서 수녀님들 일행과 같은 칸에 타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뭔가 정말로 이국적인 느낌이 들어서 베네치아로 가는 길이 꿈결처럼 느껴졌다.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베네치아는 메스트레역이 있는 육지지역을 포함해 본섬과 여러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도시다. 본섬의 산타루치아역까지 열차를 통해 들어올 수 있지만, 본섬은 숙박비를 포함한 물가가 비싸다보니 우리는 육지지역(메스트레역)으로 숙소를 잡았다. 열차로 베네치아에 도착했다고 하니 뭔가 좀 이상한 느낌이었다. 물의도시를 기차를 타고 도착했다구? 여기가 진짜 베네치아 맞아? 하는 느낌이랄까.ㅎㅎ
역에 도착하자 희미하지만 바닷가의 짠내와 특유의 찐덕한 바람이 느껴지는 듯했다. 유럽여행에서 우리는 한국에서 해보지 못한 낯선 경험들을 가능한 많이 쌓고 싶었기 때문에 편리한 한국민박보다는 다양한 나라의 여행자들이 묶는 호스텔을 주로 이용했다. 우리가 여행 전체를 통틀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묵는 한인민박이었기때문에 안락한 서비스와 친절할(것이라고 예상한) 한국인 주인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민박집에 도착한 것은 해가 지고 난 저녁이었다. 우리는 꽤 먼 거리를 이동해왔기 때문에 피곤한 몸과 주린 배를 이끌고 민박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꺼낸 것은 바로...이 컵라면!! ㅎㅎ 그때는 왠 오기였는지 유럽베낭여행기간 동안 컵라면은 이거면 충분하다라며 3명이서 6개들이 한 박스를 가져갔다. 왜그랬을까..? ㅋㅋ 유럽여행에서 먹는 한국음식은 진짜...그냥 에너지바 같은것이다.ㅠ 안먹으면 점점 기운이 없어진다. 아무튼 민박집에서 먹는 삼양라면은 그야말로 꿀맛. 사실 피곤함이 커서 그냥 빨리 먹고 자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튼 맛있었다.) 셋이서 단숨에 국물까지 다 먹고는 기절하듯 잠에 빠져들었다.
베네치아에 도착하다산마르코광장이 있는 본섬에 도착하자 비로소 내가 베네치아에 왔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물의 도시가 정말로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이다. 본섬까지는 열차를 타고 올 수 있고 부라노섬, 무라노섬, 리도섬 처럼 주변의 여러 유명한 섬들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바포레토"라고 불리는 수상버스를 타야했다. 두근두근...수상버스라니!!
본섬을 둘러보기 전에 바포레토 표를 사려 하고 있었는데, 재미있게도 <프렌즈, 유럽> 책을 들고 있는 우릴 보고 한국인분들이 말을 걸었다. 베네치아에 대한 정보가 우리보다 많아서 표를 사는 곳이나 버스 타는 곳 등 이것저것을 감사하게도 알려주셨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베네치아 일정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이름은 태용님과 승환님이었다. 우리는 이탈리아에서 스페인으로 가는 일정이었지만 태용님과 승환님은 스페인에서 이탈리아로 오는 일정이어서 스페인 여행에 대한 여러가지 팁도 주었다.
배를 세우는 선착장 같은 곳에 안장서 바라보는 리알토 다리의 전경은 정말 예술이었다. 물가에 비치는 아른한 건물의 색과 부드럽게 나아가는 곤돌라, 카페의 은은한 조명과 노래, 기분좋은 북적임과 연인들의 로맨틱한 웃음, 그리고 고딩 때로 돌아간 듯한 우리들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여행을 정말 즐겁게 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가족들, 소중한 사람들과 이 순간을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너무나 행복했던 베네치아에서의 순간들 본섬 외에도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섬", 아름다운 컬러들로 알록달록한 집들을 만날 수 있는 "부라노섬", 그리고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섬" 등이 유명하다. 리도섬에서는 넓은 해변이 있어서 그런지 리조트도 많고, 다양한 나라의 여행자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용님과 승환님은 옷 안에 수영복을 입고 와서 수영을 할 수 있었다. 아 나도 나중엔 바다가 있는 더운나라를 여행할 땐 꼭 수영복을 옷 안에 입고 다녀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여행자들의 그런 자유로운 모습들이 참 멋있고 기억에 남는다. 여행팁을 하나 얻은 기분이었다. 부라노섬의 컬러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건물 외벽의 컬러뿐만 아니라 창문의 화분색, 주민들이 입고 있는 옷, 창틀의 색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섬세하게 기획된 것처럼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세월 관광지로서 그 역할을 해내온 세계적 명소의 짬?을 본 듯한 느낌이랄까. (나중에 찾아보니 건물 외벽의 색을 바꿀 때도 정부의 허가 후에 바꿀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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